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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용준형x이기광x윤두준

by. 허니비 (@honeyb1105)

운동이라곤 좋아하지않던 준형이 축구부에 들었다는 소문이 교내에 순식간이 퍼졌다. 운동은 좋아하진 않았지만 싸움은 1등이였던지라 워낙 유명한녀석이였기 때문이였다.

축구부 주장인 두준은 그 소문덕에 골머리만 썩혔다 소문이 사실인지 확인하기위해 친구들이 너도나도 제 주위에 몰려들었기때문이였다. 곤란한건 저뿐만이 아니라 이기광도 마찬가지였다. 저는 축구부 주장이였고 이기광은 우리 축구부에서 리베로. 한마디로 공격과 수비 모두 능수능란한 미드필더였으며, 거기다 준형이 축구부에 든 까닭이 이기광때문이라는 소문이 덧붙혀졌기 때문이다. 궁금했지만 이기광도 전혀 모르는 눈치인지 그저 고개만 절레절레흔든다. 이기광은 싸움이라곤 잼병이였으며 용준형이 죽어라 싫어하는 축구광이였다. 아무리봐도 둘의 정점이라곤 1도없었다.

 

 

"이기광"

점심시간 낯선목소리가 이기광을 부른다. 그 목소리에 돌아보니 용준형이 문앞에 기대 서있었다. 모세의 기적인것처럼 용준형과 이기광사이의 길이 자연스럽게 벌어진다. 아이들사이로 용준형이 이기광을 향해 걸어온다. 어딘지 기분이 나빠 기광의 곁으로 다가서자 녀석이 한쪽 눈썹을 살짝올리고 저를 바라본다. 질 수 없다는 눈빛으로 그 녀석을 바라보았다. 둘 사이에 묘한 기류가 저때문이 모르는 기광은 당황함에 저와 용준형을 말린다. 먼저 제 팔을 잡아주는 기광이 기분좋아 머리를 헝크리니 용준형이 또 눈썹을 살짝올린다. 오호 이것봐라. 이기광을 어떻게 알았는지는 모르겠으나 저녀석은 이기광때문에 축구부에 들려는게 확실했다.

"용준형?"

"다행이 나는 알고있구나. 아 넌 윤두준이지? 반갑다. 나 오늘부터 축구부하려고 가입신청했다는거 들었지? 잘부탁해."

준형의 눈은 기광을 바라보고있었고 손은 저를향해 내밀었다. 부러 그 손을 꽉잡아쥐니 그제서야 인상을 찌푸리고 저를 바라본다. 아 이러다 나 비오는날에 먼지나게 맞는거아니야? 라는 걱정이 들었다.

"아 진짜구나 잘부탁해 준형아~ "

기광은 저희둘의 팽팽한 기싸움도 못느꼈는지 해맑게 웃으며 준형이에게 손을 내민다. 그제서야 힘을 빡주고 있던 눈과 손이 풀려 기광을 향했다. 녀석이 다정한 눈으로 기광을 바라보더니 마주보고 웃어준다. 이기광... 용준형과 윤두준의 공통점이자 약점..

 

 

*

 

 

"넌 축구도 못하는게 왜 축구부가입했냐?"

"이기광때문에.. 알면서 묻는거야? 아님 진짜 모르는거야? 모른척 하고싶은거야?"

"알고도 물은거고 모른척 하고싶은거고..."

"너나 나나 참..."

"이기광은 알까?"

"알겠냐? 그 둔팅이가..."

"언제부터 좋아했냐?"

"그러는 넌?"

"내가 먼저 물었잖아."

"어느날 내가 싸우고 집에가는데 그날 좀 맞았어. 물론 지진않았지만... 암튼 터벅터벅 걸어가는데 이기광이 웃으며 아프겠다면서 손수건을 건내주더라고 그게 그렇게 햇살같았어. 걘 내 빛이야. 그러는 넌?"

"글쎄... 언제부터였을까.. 내가 이기광을 좋아한게... 나도 잘 모르겠어. 어느순간 나에게 스며들어왔어. 이기광이...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데 이유가 구구절절 필요해? 그냥 나는 이기광이라서 좋은거야. 이기광이니깐.. 걔가 너에게 빛이라면 나에겐 공기같은 존재겠다 이기광은.. 없으면 내가 죽을거같아. 그래서 너한테 안뺐길려고..."

"나도 너한테 줄 생각없어. 이기광없으면 죽을거같다고? 나도 마찬가지야. 이기광이 없으면 난 다시 껌껌한 어둠만이 날 장식하겠지? 우리 앞으로 선의의 경쟁을 해보자 윤두준."

축구도 못하는 용준형인지라 크게 신경이 안쓰였다. 이기광은 축구에 환장한 놈이였고 축구를 잘하는 저를 동경의 대상? 쯤으로 여기고있었다. 축구쪽으론 내가 위였다. 그런데... 이기광 이 착한녀석은 저때문에 가입한 축구부에 적응못하고 겉도는 용준형이 신경이 씌였는지 용준형의 곁에 맴돌았다. 제곁을 졸졸 쫒아다니며 축구잘하는 법 좀 알려달라했던 기광이 어느새 준형을 가르치려고 들었다. 저를 좋아하는지도 모르고 준형과 일대일 개인마크였다니 속이 터질려 한다. 애꿎은 공만 뻥뻥차도 이기광은 저를보질 않았다.

준형에게 딱달라붙어 다정하게 웃고 떠드는 기광을 보니 화딱지가 치밀어 올랐다. 제가 먼저 이기광에게 다가선다. 더 많이 사랑하는 쪽이 지는 거라했던가... 저는 언제나 이기광에게 약자였다. 용준형도 그럴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지켜보다보면 그게 아니였다. 용준형은 이기광과 동일선상에 놓여있는것 같았다. 이기광의 등을 바라보는건 저이고 준형은 기광의 앞을 바라보는것 같았다.

 

"이기광 오늘 연습끝나고 나랑 이야기좀 하자."

"어? 미안해.. 나 오늘 준형이 연습도와주려고 약속잡아놔서.. 미안. 두준아."

또 용준형... 저는 이렇게 약자인데 저 용준형은 이기광이랑 동일선상이다. 그리고 나에겐 승자였다. 부러운 녀석. 차라리 나도 축구를 못했으면.. 이란 생각이 들었다. 괜히 애꿎은 손만 쥐었다 폈다해본다.

"두준이가 할말있나본데... ? 난 괜찮아 기광아."

"진짜 괜찮아? 미안해 준형아."

"괜찮다니까..."

준형이 기광의 머리를 헝크리니 하지말라말하면서 기광은 그저 웃는다. 내가저러면 손을 냉정하게 치우던 녀석이였는데 가슴께가 먹먹하고 체한것처럼 답답해졌다. 턱턱막히는 기분에 가슴께를 퍽ㅡ 퍽ㅡ 치니 그제서야 기광이 자신을 본다. 그제서야...

 

 

 

*

 

 

"할말이 뭔데?"

"기광아.. 나 너좋아해 아니 나 너 사랑해."

"...미안해 두준아.. 나는.. 나는..."

"알고있어 너 준형이 좋아하지?"

"... 그걸어떻게?"

"니가 나한테 하는행동이랑 준형이한테 하는 행동이 다르거든. 용준형만 모르는거지. 널 잘모르니깐... 넌 내가 잘아니까..."

"준형이도 날 좋아할까?"

"... 뭐????"

"아니... 걘 날좋아하는지 안좋아하는지 모르겠어ㅡ 괜히 먼저 고백했다가 뻥차일까봐."

이 바보 둔팅이 이기광은 준형이 자신을 좋아하는걸 모르는 눈치였고 더 바보같은새끼는 그런 기광에게 확실하게 좋아한다 표현안하는 준형이다. 이새끼가... 기광의 마음을 가져놓고 확답을 안주는 새끼땜에 열이 솓구쳤다. 씁쓸하게 웃으며 머리를 헝크려트리니 미안한지 계속 베시시 웃기만 한다. 웃지마 정들어. 나 너 좋아한다니까? 했더니 금새 입을 뾰루뚱하게 내밀고 자신의 눈치를 살살 살핀다. 이렇게 또 귀여울건 뭐람.. 눈치를 살살 살피는 기광의 얼굴을 그려잡고 입을 살짝 맞대어본다. 이게 우리의 마지막이라면.. 한번쯤은 괜찮지 않을까? 기광아...

놀란 눈으로 동그랗게 자신을 바라보는 기광을 마지막으로 한번 안아준다. 이젠 내가아닌 용준형 옆에 서겠지. 좋겠다. 용준형은... 좋겠다... 가슴이 먹먹했다. 하지만 내색하진 않았다. 기광을 바래다주는 길 골목어귀까지 우린 어색한 침묵을 거느린채 걸었다. 그 길의 끝엔 용준형이 서있었다. 이제 널 보내야겠다. 기광아..

마치 결혼식장에 딸내미를 보내는 아비의 심정같은 기분일까 지금 난...

기광의 안색이 눈에띄게 밝아졌다. 용준형 하나에 저렇게 해맑다니 씁쓸함에 입안이 썼다. 준형을 향해 기광이 걸어갔고 나는 그자리에 남았다. 텅빈 공허함에 주머니를 뒤져 담배한개피를 꺼내어본다.

"기광아."

"준형아."

"얘긴 잘했어?"

"응.. 잘했어."

"그래. 그럼 이제 내얘기들어야지."

"응?"

"나 너 좋아해. 친구아닌 사람 대 사람으로 인간 이기광을 좋아해."

담백한 녀석의 고백이였다. 기광의 얼굴이 환하게 빛났고 눈동자는 어른거렸다. 기분좋아 눈물이 나는거겠지. 그렇겠지? 넌 지금 행복해보인다 기광아. 그저 나는 이렇게 뒤에서 바라만 보는거밖에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었다.

"나도 좋아해. 용준형. 친구아닌 사람 대 사람으로 인간 용준형을 좋아해."

준형이 그말을 듣고 방긋웃으며 기광을 향해 팔을 벌린다. 기광이 준형에게 뛰어가 안긴다. 나의 첫사랑이 짝사랑으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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