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Goodbye Summer

이기광은 여름이 좋았다. 날이 더우면 더울수록 좋았고 거기에 습하기까지 하다면 금상첨화였다. 모두가 싫어하는 한여름 장마철 날씨야말로 이기광이 사랑해 마지않는 계절이었다. 푹푹 찌는 날씨에 센터 직원들이 미간을 찌푸릴 때에도 기광은 홀로 생글생글 웃는 얼굴을 유지했다.

 

[국립센티넬지원센터]

 

자그마치 10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출근해 온 기광의 직장이었다. 그 긴 시간 맡은 업무는 단 하나, 동운의 가이딩이었다. 동운은 센터에 처음 들어왔던 중학생 시절부터 항상 센터의 슈퍼스타였다. 비단 센터 내부에서뿐만 아니라 동운은 대외적으로 가장 유명한 센티넬 중 하나이기도 했다. 비극적인 과거사를 극복한 국내 유일의 S급 센티넬이라는 소재는 대중의 입맛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기광은 여전히 동운을 처음 만났던 그날을 기억했다. 저보다 키가 살짝 작은 소년을 보고 느낀 첫인상은 잘생겼다는 것이었다. 키만 아니었다면 중학생인 걸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성숙한 분위기였다. 동운이 센티넬임을 알게 된 건 전국적으로 시행하는 학생 건강검진을 통해서였다. 중학교 1학년과 고등학교 1학년 두 번에 걸쳐 진행되는 학생 건강검진에는 센티넬과 가이드 능력 발현 검사 역시 포함되어 있었다. 국가에 이득 혹은 위협이 될 인물들을 미리 선별해두기 위함이었다. 간혹 인권침해가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지만 학생들 대다수는 이 정책에 만족했다. 중학생 때는 본인에게 특별한 능력이 있다는 사실에, 고등학생 때는 취업이 100% 보장된다는 사실에 기뻐하기 마련이었으니까. 기광 역시 고1 때 건강검진을 통해 가이드임을 알게 되고 졸업하자마자 센터에 취직한 케이스였다.

 

동운이 한순간에 유명 인사가 된 것은 14살이라는 어린 나이부터 센터에서 지내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애초에 미성년자가 센터에 들릴 일은 처음 이름을 등록할 때와 정기 테스트, 그리고 검진날 뿐이었다. 성인이 된 센티넬과 가이드에게는 기숙사가 제공되기는 했지만 입사가 필수 사항은 아니었다. 동운이 기숙사에서 살게 된 것은 순전히 그 부모가 원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사실상의 유기였다. 동운 역시 부모와 함께 살기를 원하지 않았기에 동운은 센터 창립 이래 기숙사에 입사한 최연소 기록을 세웠다. 미성년자 센티넬과 가이드 간의 매칭은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것이었으나 동운이 센터에서 지내게 되며 전담 가이드가 필요해지게 되었다. 동운이 성장 가능성이 큰 센티넬이라 더욱 그랬다. 센터에서 내세운 동운의 매칭 조건은 딱 세 가지였다. 하나, 기숙사에 입주한 가이드일 것. 둘, 동조율이 50% 이상일 것. 셋, 앞의 두 조건을 충족하는 가이드 중 가장 나이가 어린 사람으로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결과 매칭된 것이 저였다. 이제 고작 14살인 센티넬과 갓 스물이 된 새내기 가이드는 삭막한 센터의 분위기메이커였다.

 

기광과 동운은 서로가 서로의 유일한 가족이자 친구이며 파트너였다. 동운이 실질적으로 고아나 다름없다는 건 모르는 이가 없는 사실이었고 14살에 센터에 들어온 동운에게 따로 친구가 있을 리도 만무했다. 기광 역시 부모에게서 탈출하고자 성인이 되자마자 센터에 취직한 경우였으니 사실상 가족이 없는 셈이었다. 친구야 몇몇 있었고 센터에서도 또래 친구를 만들 기회는 있었지만 기광은 동운만으로 충분했다. 기숙사에 살며 동운의 가이딩만을 전담하다 보니 기존의 인간관계를 유지하거나 새로운 친구를 사귀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어느덧 동운이 저보다 커지고 본격적으로 업무를 맡아 하기 시작하면서 동운은 거의 연예인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의 인기를 얻게 되었다. 이쯤 얻게 된 별명이 바로 ‘여름의 아이’, ‘여름의 소년’이었다. 동운의 생일이 여름이라는 점과 센티넬로서의 능력인 불꽃이 여름의 더위를 연상시켜 지어진 별명이었다. 기광은 이 별명을 꽤 마음에 들어 했다. 기광이 생각하기에 동운과 여름은 퍽 잘 어울리는 계절이었고 기광에게 여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동운의 생일이기도 했으니까. 정작 별명의 당사자는 여름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이미 굳어져 버린 호칭을 바꿀 수는 없었다. 굳이 바꿀 생각도 없었고 말이다. 동운이 여름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간단했다. 여름에는 능력을 마음껏 쓸 수 없다는 이유였다. 정확히 말하자면 능력을 사용하는 데에 지장이 생기는 것은 아니었지만 안 그래도 여름 더위로 고생하는데 거기에 불꽃까지 더 할 수는 없으니 스스로 자제하는 것이었다. 덕분에 기광은 동운과는 정반대로 여름이 좋았다. 여름이면 동운이 능력을 덜 쓰는 만큼 동운을 관리할 일도 줄었으니까. 소소하게는 동운의 생일이 있어 깜짝 이벤트를 준비할 수도 있다는 점도 있었다. 여름이 좋은 또 다른 이유는 동운이 능력을 쓰는 일이 줄어든다는 사실 그 자체였다.

 

센티넬이 능력을 쓰면 몸에 부담이 가고 이 부담을 지워주는 것이 가이드라는 것까지는 널리 알려진 상식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게임과 달라서 가이딩을 한다고 포션을 먹은 것처럼 완전히 회복되는 것이 아니었다. 센티넬의 능력 사용은 가이딩이 동반된다고 하더라도 어떤 식으로든 센티넬의 신체에 영향을 끼쳤다. 센티넬의 평균 근속 연수와 평균 수명이 짧은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었다. 그래서 기광은 동운이 최대한 능력을 사용하지 않기를 바랐다.

 

반대로 기광이 가장 싫어하는 계절은 가을이었다. 가을이면 불이 잘 번지는 날씨 덕에 동운은 하루가 머다 하고 각종 업무에 동원되었다. 기광 역시 그런 동운을 따라 가야 했으므로 늘 과로에 시달렸다. 가이딩이 어려운 것은 아니었다. 기광에게 동운을 가이딩하는 일은 업무라기보단 일상에 가까운 일이었다. 과로의 원인은 대개 신이 난 동운의 실수 때문이었다. 여름 내내 맘껏 능력을 쓰지 못해 답답해하던 동운은 가을을 맞으면 평소보다 과하게 능력을 쓰는 경향이 있었다. 안 그래도 더위를 많이 타는 기광은 제게는 아직 더운 초가을에 동운의 불꽃까지 견디려니 죽을 맛이었다. 거기에 불이 잘못 번지기라도 하면 그 불을 끄러 돌아다녀야 했으니 일이 한 번 끝나고 나면 녹초가 되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혀엉, 저 안아주면 안 돼요?”

 

“오늘 일이 많았어?”

 

동운이 성인이 되고 공식적으로 국내 최초의 S급 센티넬 판정을 받자 여론은 동운을 거의 신과 같은 존재로 묘사하고는 했다. 실제로 능력 측면에서 보자면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었다. 그러나 기광에게 동운은 여전히 어린 아이 같기만 했다. 특히 간혹 이렇게 애교를 부릴 때는 견딜 수 없는 사랑스러움에 뽀뽀라도 해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가이딩을 빙자해 스킨십을 요구하는 동운의 모습조차 기광에게는 귀여운 애교에 불과했다. 동운은 성인이 되기가 무섭게 기광에게 애정 공세를 퍼부었다. 별다른 고백이 필요하지도 않았다. 센티넬과 가이드, 거기에 형제처럼 자랐다는 관계의 특수성은 자연스럽게 서로를 연인으로 인식하게끔 했다. 그 덕에 둘은 다른 센티넬이나 가이드들과는 달리 가이딩에 대한 부담을 느끼지 못했다. 손을 잡고 다니거나 포옹을 하는 정도는 지극히 일상적인 일이었으며 가이딩이 필요한 상황이 아님에도 입맞춤을 일삼는 탓에 센터 직원들의 눈총을 받기도 했을 정도니 말이다.

 

 

 

 

 

센티넬은 에너지 보존 법칙을 위배한다. 에너지의 총량은 일정하며 새롭게 생성되거나 소멸하지 않는다는 보편적 과학 원리는 센티넬에겐 적용되지 않았다. 센티넬은 그 자체로 새로운 에너지였다. 즉, 센티넬에게서 에너지를 뽑아내면 낼수록 국가 입장에서는 이득이라는 거다. 그러니 동운은 혹사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국가에 의해 길러진 S급 센티넬이라니. 이토록 훌륭한 에너지 자원이 또 어디 있을까. 정부의 입장에서 동운은 걸어다니는 화력발전소이자 든든한 전쟁병기였다. 동운의 인간관계가 센터 안 사람들로만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은 큰 문제 없이 동운을 도구처럼 다룰 수 있게 해주었다. 이런 상황에서 동운의 상태가 악화되지 않았다면 오히려 놀라울 터였다.

 

“동운아, 너 건강검진 마지막으로 받았던 게 언제라고 했지?”

 

“저 여기 들어올 때 받았던 게 마지막이었던 것 같은데...형이 저 검진 받는 거 못 봤으면 그때가 마지막이에요.”

 

거의 10년 만의 건강검진. 한창때여야 할 20대의 건강검진 결과라고는 믿을 수 없었다. 기광은 그 검사지를 붙들고 참 많이도 울었다. 혹여 기숙사 옆방의 동운에게 소리가 들릴까 입도 틀어막은 채 조용히 흐느꼈다. 가이딩 여부와 관계없이 센티넬의 능력 사용은 언제나 센티넬의 건강에 영향을 끼친다. 가이드는 건강이 악화되는 속도를 늦출 뿐이었다. 기광은 가이드 일을 시작한 이후 줄곧 센티넬의 에너지는 결국 수명을 깎아 쓰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동운의 건강검진 결과를 듣고 나니 그 생각은 더욱 견고해졌다. 불행은 예고도 없이 찾아와 일상을 뒤흔든다. 그리고 그럼에도 삶은 계속된다. 기광은 지금껏 쓰지 않았던 휴가를 쓸 계획을 세웠다. 동운에게 가고 싶은 곳, 하고 싶은 것을 묻고 그대로 여행을 떠났다. 10년 만에 가는 휴가는 말할 것도 없이 즐거웠고 행복했다. 동운의 건강검진 내역과 의사 소견서를 증빙자료로 제출해 업무 부담을 줄여달라는 요청을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러고 나니 진즉에 잡무는 담당 공무원이나 하급 센티넬 몫으로 돌려 달라고 할 걸 하는 후회가 밀려들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기광은 동운과 더욱 붙어 다니기 위해 노력했다. 센터에서도 그것을 적극적으로 권장했다. 성한 곳이 없는 몸 때문에 한껏 예민해진 동운을 다룰 수 있는 건 기광뿐이었다. 동운이 그간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면서도 센터를 나가지 않은 건 기광의 공이 컸다. 센터 입장에서는 공이라지만 기광이 이 말을 들었다면 눈물을 흘렸을지도 모르겠다. 사실상 혈연관계도 없는 셈인 동운에게는 기광이 세상의 전부였다. 그리고 그런 기광과 함께 있기 위해서는 센터에 남아있어야만 했다. 잡무까지 제 몫으로 돌아올 때에도 동운은 불평 한마디 하지 않았다. 일이 아니라 기광의 가이딩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늘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능력 사용의 부작용이 누적되어 통증이 이어졌을 때에도 동운은 그저 센터 밖 약국에서 사 온 진통제로 고통을 달랠 뿐이었다. 가이딩 문제로 이어져 가이드가 기광이 아닌 다른 이로 바뀔 것이 두려웠다. 그래서 건강검진 결과를 받아보고 가장 먼저 걱정한 것도 몸 상태가 아닌 기광과의 관계였다. 업무에서 제외되고 기광과의 매칭이 끊어지거나 회복 능력을 지닌 센티넬이나 다른 가이드와 매칭되는 것이 동운이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검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기광이 여행을 가자고 했을 때, 동운은 내심 안도했다. 가이드가 바뀌지는 않겠구나. 잡다한 업무도 전보다 줄어든 탓에 기광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고 기광도 그것에 기뻐했다. 그 지독한 통증을 5년이나 더 버틴 것도 다 기광의 덕이었을 것이다.

 

아픔은 숨겨도 날이 갈수록 스러지는 몸까지 숨길 수는 없었다. 제 능력을 통제하지 못해 고열로 쓰러지기를 몇 번, 결국 동운은 절대 안정 명령과 함께 입원 생활에 들어갔다. 기광이 하루 종일 손을 붙잡고 있는 데다 포옹과 입맞춤까지 이어져도 동운의 몸은 좀처럼 원래대로 돌아가지 못했다. 가이드의 역할은 불타는 장작이 전부 타 버리는 것을 막는 것이지, 이미 불탄 장작을 새 장작으로 바꾸는 게 아니었으니 당연한 결과이기는 했다.

 

센티넬들의 과도한 능력 사용에 따른 건강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된 것이 많지 않았다. 그나마 의학계에서 통용되는 상식은 대다수의 센티넬들이 본인의 능력과 관련된 고통이나 신체 문제를 겪는다는 것이었다. 그런 면에서 동운의 능력은 가히 최악이라고 할 수 있었다. 동운은 하루에도 몇 번 열이 치솟아 해열제를 투약해야 했으며 작열통으로 인한 진통제를 요청해야 했다. 매일 밤 작열통을 견뎌내느라 입술을 짓씹어 입술은 멀쩡할 날이 없었다. 기광이 이런 동운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제 안의 불꽃과 씨름하느라 끙끙대는 동운을 쓰다듬어 주는 것뿐이었다. 열이 오르거나 통증이 있는 곳을 기광이 만져주면 동운의 표정이 한결 나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형...기광이 형...”

 

힘이 다 빠지고 갈라진 목소리로 애처롭게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기광은 재빨리 귀를 가져다 댔다. 예상은 했지만 실제로 듣고 싶지는 않았던 말에 기광은 힘겹게 눈물을 참았다. 자발적 폭주를 희망하는 동운의 바람을 들어주기 위해서는 준비할 서류가 많았다. 자발적 폭주는 센티넬들의 안락사와 같은 절차였다. 비자발적인 폭주는 센티넬이 본인의 능력에 대한 제어를 잃어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모두 소비해 버린다는 점이 문제였다. 이 폭주의 개념을 이용해 센티넬들이 스스로 남은 에너지를 모두 소모하고 편안히 눈을 감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자발적 폭주였다. 동운이 맘 놓고 능력을 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야 했고 사전 동의서 역시 준비해 둬야 했다. 평소 동운이 바람을 타고 번지는 불길을 구경하는 것을 좋아했다는 점에서 탁 트인 야외공간을 빌렸다. 센터에서는 에너지를 흡수할 수 있는 천장이 뚫린 실내 공간을 권했지만 딱 잘라 거절했다. 마지막까지 센티넬로서 이용당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불이 잘 붙고 또 번질 수 있게 여름과 가을의 경계에 날짜를 잡았다.

 

 

 

 

 

“동운아, 내가 제일 좋아하는 우리 동운이...”

 

“이렇게 좋은 날에 왜 울어요. 울지 말고 제 얼굴 좀 봐요.”

 

“응, 진짜, 진짜 더 안 울게. 정말 많이 사랑했어, 동운아.”

 

“지금은 저 안 사랑해요? 저 좀 섭섭해지려 하는데...저도 사랑해요, 형.”

 

내가 많이 이기적인가 봐, 네가 원한 건데 못 보내주겠어. 그냥 어떻게든 살아서 내 옆에 있어 주면 좋겠어. 너 아픈 거 알면서도, 이게 안 아프게 해주는 건데도 지금이라도 다시 병원 침대에 눕히고 싶어. 우리 동운이 보고 싶으면 이제 어떡하지? 오늘은 정말 울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게 무색하게 눈물이 펑펑 쏟아져 나왔다. 정말 마지막 인사라고 생각하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무작정 사랑한다는 말만 되뇌었다. 사랑해, 사랑해, 동운아. 이 마음을 모두 담아 전할 언어가 없었다. 사랑했고 사랑해, 보고 싶을 거야. 네가 내 센티넬이었어서 행복했어. 동운이 던진 불씨가 마른 잔디와 나뭇가지들을 삼키고 타오르는 것을 보니 함께 업무를 나가던 때와 달라진 게 없는 것만 같아서 또 눈물이 났다. 모든 게 그대로인데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것만 달랐다. 이젠 더 이상 여름을 좋아할 이유가 없었다. 가을을 싫어할 이유도 없었다. 네가 없을 거라 생각하니 모든 것이 의미가 없었다. 불이 바람을 타고 화르륵 번져 나간다. 불길을 바라보는 네가 웃고 있어 다행이었다. 능력을 조금이라도 편히 쓰라고 손을 잡아주니 낮아졌던 체온이 다시 올라가는 게 느껴졌다. 체온이 떨어졌다가 능력에 의해 다시 올라가기를 몇 번 반복하고 나니 더 이상 체온이 올라가지 않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모든 걸 집어삼킬 듯 타오르던 불길이 사그라들자 너 역시 의자에 몸을 기댄 채 편히 잠든 듯했다. 그토록 끔찍이도 사랑했던 여름이 갔다. 가을이 온다. 네가 없어 이제는 싸늘한 가을이다.

 

Goodbye summer 完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