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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수평선 by.가락
양요섭과 이기광,
흰 수평선
넌 어디에 있는 걸까. 하얀 숨을 내쉬며 주변을 둘러보던 요섭의 눈에 낡은 역사가 들어왔다. 저 안에 네가 있을까. 일말의 기대감을 품은 채 덜컹거리는 문을 열어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역사 안에는 싸늘한 냉기만이 감돌 뿐 기광은 보이지 않았다. 요섭은 심란한 발걸음으로 한참을 서성거리다가 역사 밖으로 나왔다. 성글게 흩날리는 눈송이가 꼭 자신의 마음 같다고 요섭은 생각했다.
넌 어디에 있는 걸까. 조용한 가게 안에서 애꿎은 반지만 꼈다 빼기를 반복하던 기광이 문이 열리는 소리에 다급히 뒤를 돌아보았다. 혹시 너일까 부푼 마음으로 고개를 들었지만, 낯선 이들의 등장에 마음은 금세 가라앉았다. 뭘 기대한 거야. 아닌 줄 알면서도 자꾸만 기대하는 자신을 질책하며 기광은 씁쓸하게 웃었다. 시끄러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 가게 밖으로 나왔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렇게 문에 기대어 하염없이 흰 수평선을 바라보던 기광 앞에,
거짓말처럼,
요섭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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